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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스케치 #19] 여행 동반자

[샘스케치 #19] 여행 동반자 사실인지 모르겠지만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 무엇인지 공모했다고 한다.일반인부터 유명 과학자까지 다양한 방안을 응모했다.비행기, 헬리콥터, 기차, 오토바이 등 다양한 수단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1위로 선정된 답변은 아주 뜻밖이었다."좋은 친구와 함께 간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7

[샘스케치 #18] 고상지 트리오

[샘스케치 #18] 고상지 트리오 저는 국내 유일의 반도네온 연주가가 아니라흔하디 흔한 연주자입니다. 제천 의림지의 밤*늦은 야외 공연을 마친 고상지씨가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퇴장했다. 국내 유일은 아니지만흔하디 흔하지도 않다. 반도네온(고상지)은 애벌레처럼 주름관을 꿈틀거리며 격정적인 소리를 냈고바이올린(윤종수)은 보면대도 없이 그야말로 집시 스타일로 활을 켰고피아노(최문석)는 음의 빈자리를 채우듯 든든했다.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3년 8월 15일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1

[샘스케치 #17] 붉은 러시아12

[샘스케치 #17] 붉은 러시아⑫ 에르미따주에는 1050개~1057개의 방과 117개~120개의 계단이 있다 한다.누가 셌는지 모르지만, 정말 노력은 가상하지만,안타깝게도,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다시 세야 한다. 에르미따주에서는 마치 계단도 구경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올라갈 때 한 번, 내려올 때 한 번 이용할 뿐이지만 화려한 계단은 전시실만큼이나 기억에 남는다. 계단은 웅장하다. 양쪽으로 열주가 놓여있고,천장에서부터 길게 내려온 화려한 샹들리에가 머리 위를 밝힌다. 사람들은 귀족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카펫위를 걷는다.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0

오픈캐스트를 발행하다

네이버 오픈캐스트 발행을 시작했습니다.별 생각없이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을 땐, 벌써 발행을 신청하고 있었죠. 추천인 5명이 필요하더군요. 이메일을 입력하는 거길래, 그냥 내가 가진 여러 이메일로 보내 동의하면 되는 거 아닌가 했죠. 그래서 내 이메일로 4개인가 보내고 가볍게 추천을 완료하려 했는데, 웬 걸. 다시 네이버로 로그인해야지만 추천할 수 있더군요. 게다가 본인은 추천하지도 못하고요. 그나마 다행히 10명한테까지 메일을 보낼 수 있게 해서 몇 명한테 추가로 보냈습니다.겨우 신청했네요. 2013년 8월 8일 오픈캐스트 1호를 발행했고8월 18일 3호까지 발행했습니다. 블로그를 계속 보시는 분들이라면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습니다.그저 비슷한 주제별로 묶음 배송할 뿐이지요. 오픈캐스트 ..

생활 합니다 2013.08.18

[샘스케치 #15] 붉은 러시아11

[샘스케치 #15] 붉은 러시아⑪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무명용사들의 무덤은크렘린 궁 앞에 있어 언제나 많은 사람이 이곳을 지나치지만조국수호의 날(2월 23일)이나 승전기념일(5월 9일)이면더 많은 사람들이 꽃을 들고 이곳을 찾는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수 없이 많은 꽃을수 없이 많은 죽음 위에 올려 놓는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18

[샘스케치 #14] 러시아 여자2

[샘스케치 #14] 러시아 여자② 러시아 여자들의 나이는 몸매로 가늠된다.나이만큼 체중이 더해지는 듯하다. 젊은 여자들 가운데 날씬하지 않은 여자가 거의 없는 반면나이 든 여자들 가운데에는 날씬한 여자가 거의 없다. 키 크고 늘씬한 모델같은 여자들이나이가 들면 살이 붙는다.몸매가 망가지고 피부가 거칠어진다. 나이 든 나타샤*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마음이 아프다. 1) 레프 톨스토이가 쓴 의 인물로, 1956년 영화에서 오드리헵번이 주연했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18

[샘스케치 #13] 러시아 여자1

[샘스케치 #13] 러시아 여자① 러시아엔 3대 명품이라는 게 있다.흑빵보드카그리고 루스카야(러시아 여자)다. 반면, 3대 불량품도 있다.날씨도로그리고 루스키(러시아 남자)다. 농담이더라도그만큼 러시아에서 여자들은 존중받는다.여성의 날(3월 8일)은 러시아에서 공휴일이다.*갓난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여자로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 1) 남자들의 날로 2월 23일을 기념한다. '조국수호의 날'이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14

[샘스케치 #11] 붉은 러시아9

[샘스케치 #11] 붉은 러시아⑨ 성 이삭 성당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바라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29개월 동안 독일군의 포위를 받았던이 도시는 성 이삭 성당의 황금돔이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어 독일군의 표적으로 이용될 것을 걱정해 회색으로 덧칠했다. 지금은 다시 황금돔이 되었다. 1)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11

[샘스케치 #10] 붉은 러시아8

[샘스케치 #10] 붉은 러시아⑧ 지금 우리는 그의 방에 서있다.1905년 파리의 살롱전에서 거침없는 색채구사로 야수wild beast란 별명을 얻은 남자파블로 피카소는 그의 "뱃속에 태양이 들어있다*"고 했고, 그가 죽었을 때에는 "나를 괴롭혔던 라이벌이 사라졌다*"고 했다.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 에르미따주의 전시실 하나를 홀로 쓰고 있는 '그의 방'에서 그가 남긴 그림들을 본다.방은 강렬했다. 마치 전시실 자체가 '붉은 방'이라도 된 것처럼 작품에 대해 왼쪽 그림은 '춤'중앙 그림은 '붉은 방(빨강 안의 조화)'오른쪽 그림 '음악'이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춤을 춘다. 오른쪽 그림의 남자들이 '음악'을 연주하고 맞은편 그림 속 여자들은 '춤'을 춘다. 이 그림들은 마티스가 주문자 세르게이 슈..

여행 합니다 2013.08.11

[샘스케치 #9] 붉은 러시아7

[샘스케치 #9] 붉은 러시아⑦ 전세계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도시는 어디일까?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다.*10억 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한 사람이 76명으로, 뉴욕보다도 6명이 많다. 부자들이 있는 곳엔 언제나 사치품이 뒤따른다.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걷다 까르띠에 매장을 보았다. 나는 아무 뜻없이 샘에게 물었다"우리 까르띠에 매장 들어갈까?" 그 말을 들은 샘은 외치듯 말했다."왜에-?"그 말은 거의 환호에 가까웠다. 그냥, 이라고 답했다간 세상을 잃은 표정과 마주할지도 몰랐다. 나는 나의 섣부름을 후회하며 말했다."샘이 갖고 싶은 거 있나 보게.""정말? 아냐 괜찮아. 러시아에 있는 프랑스 매장이라니. 들어갈 수 없어.""뭐, 어때." 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발걸음은 까르띠에를 지나치고 있었다. 역..

여행 합니다 2013.08.10

[샘스케치 #8] 붉은 러시아6

[샘스케치 #8] 붉은 러시아⑥ 1984년 소련의 모스크바, 소비에트 과학원(현 러시아 과학원)에서 근무하던 알렉시 파지노프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간단하고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적'인 게임을 만들어낸다. 네 개의 사격형으로 이루어진 7가지 모양의 '테트로미노'를 빈틈없이 쌓는 것.그 단순한 로직은 수십년 간 사람들을 열광시킨다.바로 테트리스. 테트리스를 해 본 사람이라면 시작할 때 나오는 배경을 기억할 것이다.일명 '테트리스 성당'이라고도 불리는 성 바실리 성당이다.

여행 합니다 2013.08.07

[샘스케치 #7] 붉은 러시아 5

[샘스케치 #7] 붉은 러시아⑤ 패전을 추억하는 나라는 없지만 러시아의 승전 기념은 유별나다.아이스크림 콘 또는 양파를 얹어 놓은 듯한 성 바실리 성당은 러시아가 까잔 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560년 지어졌다. 전쟁과 종교는 어울리는 커플은 아니지만승전을 기념하여 성당을 짓는 일은 러시아에서 낯설지 않다.모스크바에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또한 알렉산드로 1세가프랑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물리친 일을 기념하여 지어졌다. 나와 샘은 성 바실리 성당을 보기 위해 붉은 광장에 갔다.그러나 광장은 또 다른 승전 기념행사를 준비하느라 입장이 통제됐다.5월 9일, 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한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승전기념일은 러시아 최대의 기념일이었다. 무엇이 그토록 이들을, 승리에 매달..

여행 합니다 2013.08.07

[샘스케치 #6] 러시아 숨박꼭질1

[샘스케치 #6] 러시아 숨박꼭질①- 모스크바 역사박물관에서 미트료시카를 찾다 마트료시카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러시아 인형이다. 기념품으로 많이 산다. 인형 속에 인형이 있고, 그 인형 속에 다시 인형이 들어있다.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은 72개. 그 정도면 열다가 지칠 거다. 가장 작은 인형이 오늘의 나고,한 단계 큰 인형이 어머니,그 다음 큰 인형을 어머니의 어머니라고 한다면,5~6대만 올라가도 벌써 까마득하다. 그러나 분명, 71대를 거슬러 올라가도거기엔 어머니의 71승 되는 어떤 한 여자가 있을 것이다.마치 세상에공자의 77대손, 제갈량의 63대손, 수로왕의 71대손이 있는 것처럼 미트료시카와 한가지 다른 점은그들의 규칙은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로만 올라간다는 것수 많은 갈래 가운데 단 한번도 ..

여행 합니다 2013.08.06

[샘스케치 #5] 붉은 러시아4

[샘스케치 #5] 붉은 러시아④ 상트 페테르부르크, 네프스끼 거리가 시작하는 곳에 위치한 겨울궁전예카테리나 대제가 미술품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박물관이 된다.루브르,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 불리는 에르미따주* 박물관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루벤스, 렘브란트, 카라바지오, 세잔, 고흐, 고갱, 르느와르, 모네, 마티스, 피카소와 같은 쟁쟁한 화가의 그림을 비롯해 수 많은 조각, 판화 등이 350여개의 방에 전시되어 있다. 어떤 방은 한 화가만으로 채워지기도 했다.세잔의 방, 고갱의 방, 마티스의 방, 루벤스의 방, 렘브란트 회랑처럼.(예카테리나 대제가 살아있더라면 이처럼 성공적인 미술 재테크에 감탄했을지도) 방 하나를 빌려오면, 우리나라에서는 특별전..

여행 합니다 2013.08.05

[샘스케치 #4] 붉은 러시아3

[샘스케치] 붉은 러시아③ 붉은 광장과 성 바실리 성당을 지나 크렘린 궁의 바깥에 섰다.크렘린의 붉은 벽돌이 대통령 관저와 의회, 성당을 감싸고 있었다.성벽 앞에는 메마른 나무들이 마치 그림자를 드리운 듯 서 있고그 앞에 성벽을 지키듯 군용트럭이 도열해 있었다. 나와 샘은 성벽을 따라 크렘린을 한 바퀴 돌았다.모스크바 강을 따라 매서운 강바람이 불어왔다.다리를 건너려던 우리는 오월의 추위에 발길을 돌렸다.러시아 사람들도 집으로 가는 걸음을 바삐 놀렸다. 추위 속에 러시아는 평온했다.혹독한 추위 속에서 살아가는 것,어쩌면 그것이 러시아 사람들의 진정한 승리인지도 몰랐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04

[샘스케치 #3] 붉은 러시아2

[샘스케치 #3] 붉은 러시아② 붉은 광장은 한 때 붉었다. 혁명 당시 이곳에는 붉은 깃발이 넘쳐 흘렀다. 그 후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의미였던 이 광장은 ‘붉은 광장’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오늘의 러시아 광장은 더 이상 붉지 않다. 붉은 건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혁명은 오랜 유물이 되었고, 승전*은 추억이 되었다. 1) 광장의 이름은 '끄라스나야 뾸로쉬지'로 '끄라스나야'에는 ‘붉은’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아름다운’이라는 의미도 있다.2) 제1·2차 세계대전에서의 승전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03

[샘스케치 #2] 붉은 러시아1

[샘스케치 #2] 붉은 러시아① 공항 열차를 찾아가는 길은 쉬웠고 열차는 정시에 출발했다.열차는 깔끔했고 객차 앞에는 티브이가 달려 있었다.열차의 티브이는 해서는 안되는 행동들을 하나 하나 보여주었다. 이를테면선로에 내려가는 장면이나 자전거를타고 철길을 건너는 장면을 보여주고장면 위에 크게 금지 표시(빨강 동그라미+사선)를 띄웠다. 거기에는 빛바랜 소비에트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도시는 비에 젖어 서늘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를 풍겼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02

뻬쩨르부르그_10. 세계에서 가장 예쁜 게스트하우스

낭가네.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예쁜 게스트하우스 뻬쩨르부르그에서는 모든 것이 좋았다. 그것은 숙소가 쌤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쌤의 기분은 숙소가 팔할이다. 쌤은 숙소를 이렇게 평했다. "마치 론리플래닛 호스텔 섹션 에디터에게 컨설팅을 받고 운영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완벽한 호스텔, 그 자체"그러면서 마음에 드는 요인을 분석했다.- 고급스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딱 필요한 만큼 존재하는 서비스와 비품들- 중심 관광지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한 위치- 자유로우면서도 규칙 있는 문화- 사진찍기를 즐기는 여행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오브제들 여행을 많이 다닌 쌤에게도 이곳은 지금까지의 숙소 가운데 최고라 했다. 그랬다. 나 또한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숙소 사진을 이렇게 많이 ..

여행 합니다 2013.07.24

낭가네.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9 모스크바역

9러시아의 기차역 이름은 독특하다. 모스크바역은 모스크바에 있지 않다. 최종 목적지를 기차역 이름으로 쓰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에서 뻬쩨르부르그(상트 페테르부르크, 前 레닌그라드)로 가는 기차역의 이름은 레닌그라드역이다. 반대로 뻬쩨르부르그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역 이름은 모스크바역이다. 아침 해가 뜨고 있었다. 나와 쌤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역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다. 카페 두 노드, 프랑스 카페였다. 아침 메뉴는 각 도시의 이름을 땄다. 나는 런던을 선택했다. 쌤은 파리를 선택했다. "프랑스 식당에서 파는 영국 메뉴라.. 재미있지 않습니까?""한국 사람 두명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모스크바 역 앞 프랑스 식당에 들어와 런던과 파리 메뉴를 먹고 있습니다. 뭔가 글로벌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여행 합니다 2013.07.24

죽어가는 알로카시아, 살리는 방법은?

2013년 7월 24일알로카시아를 살리기 위한 조치를 해야할 때가 되었다. △ 전체적인 모습의 사진. 큰 뿌리에서는 더 이상 잎이 자라지 않는다. △ 큰 뿌리에서 자란 끝은 이렇다. 전에 자라던 잎 하나를 실수로 꺾은 뒤 더 이상 잎이 나지 않는다. △ 작은 뿌리에 있는 잎은 건강하다. △ 게다가 새로운 잎까지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큰 뿌리다. △ 가운데를 눌렀더니 푹 꺼졌다. 안이 조금 축축하다. 무름병에 걸린걸까. △ 게다가 깍지벌레가 생겼다. 통풍이 좋지 않고 습한 환경이라고 하는데, 알로카시아에 물을 좀 더 적게 주어야겠다. 유제품을 뿌려주면 죽는다고 해 뿌려봤지만 죽지 않았다. 목초액을 뿌리면 없어진다고 한다. △ 큰 뿌리 오래쪽 하단에 조그만 새순이 있다. 2013/12/22 - [생활기] ..

낭가네. 모스크바 이야기. 8 첫날밤

8우리가 싸운 이유 : 신혼여행 첫 날 밤 숙소가 트윈 베드였기 때문. 오마이갓."남편, 그러니까 내가 첫날밤은 호텔에서 묵자고 하지 않았습니까."나도 변명의 여지는 있었다."이거 저 혼자 고른 곳이 아닙니다. 분명 같이 보고, 괜찮다고 해서 예약한 곳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경과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결과다. 러시아인 체형에 전혀 맞지 않을 거 같은 폭 1미터 미만의 싱글 침대 두 개. 싸구려에다 체중이 실릴 때마다 스프링이 삐걱댔다. 작동이 의심스러운 구식 컴퓨터 한 대와 CCTV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만큼 조그만 TV가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숙소가 요모양 요꼴이니. 솔직히 나도 많이 당황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둘째날 밤은 기차 침대칸이었다. 그것도 6인실. 그야말로 오마이갓..

여행 합니다 2013.07.21

낭가네. 모스크바 이야기. 7 편지

7날도 더운데 그냥 갈 수 없다. "부인 커피 한잔 하시겠습니까?"사실 전날 숙소 문제로 다툰 뒤라 어지러진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며 서로에게 편지를 한 통 쓰기로 했다. 잘쓰지 않는 편지다. 그런데 한 번 시작하니 글이 술술 나온다. 쓰고보니 장문이었다. 행복에 대하여인생이 한 편의 연극이라 한다면 인생에도 장면과 장면이 열리고 닫히는 막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결혼은 분명 우리 인생에서 하나의 막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그대와 나는 무대장치자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연주가, 배우가 되어야 했습니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고, 쏟아야 할 시간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정신적인 소모도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나는 피곤해 했고, 결혼에 앞서 지쳤습니다..

여행 합니다 2013.07.18

낭가네. 모스크바 이야기. 6 굼GUM 백화점

6모스크바에 오고 싶었지만 아는 게 별로 없다. "남편, 모스크바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게 어딥니까?""하나만 보면 됩니다. 아이스크림 콘 세트처럼 보이는 건물. 그게 뭐죠? 크렘린인가요?""성바실리 성당입니다.""지금 보러 가죠!" 숙소에서 트베르스카야를 따라 걸어 갔다. 주말도 아닌데 붉은 광장 문을 닫았다. 무슨 일일까? 승전기념일 행사를 준비하느라 그랬다. 광장 바깥에서 성 바실리 성당을 봐야 했다. 주말에야 광장을 연다고 했다. 그때면 뻬쩨르부르그에서 돌아오는 날이다.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날이 더워 차나 한 잔 할 요량으로 백화점 같은 건물에 들어갔다. 엄청난 파사드의 건물이었다. 깊이가 250m. 이런 건물이 세 동이다. 3층의 각 층을 오버브릿지로 연결하고, 아치형 지붕으로 덮었다. 긴 아케이..

여행 합니다 2013.07.17

낭가네. 모스크바 이야기. 5 러시아 항공

5"남편 큰일 났습니다. 러시아 항공 사고 발생률이 높다고 합니다. 착륙하면 사람들이 살았다는 의미로 박수를 친답니다.""그게 사실입니까. 우리 신혼여행에서 불귀의 객이 되면 어떡합니까." 쌤은 걱정이 많다. 그러나 항공 사고에 있어서 만큼은 대인배다. "어쩌겠습니까. 항공 사고로 죽을 운명이면 비행기 안타도 교통사고로 죽을 겁니다. 사실, 교통사고 사망률이 훨씬 높지 않습니까." 쿨하다. 그냥 간다. 그런데 알고보면, 러시아 항공, 사실 좀 억울하다. 사고는 국내선에서 많이 발생한다. 러시아에 난립한 130개의 군소 항공사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많은 거지, 국외로 운항하는 대형 항공사의 안전등급은 일본항공이나 아메리칸 항공보다도 높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오해하고, 도착하면 살았다고 박수를 치니. 그런데 ..

여행 합니다 2013.07.17

모스크바 이야기. 4 러시아 여자

4이런 질문과 대답들에서 러시아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러시아 가봤자 볼 게 뭐 있냐며 시큰둥해 하지만 마지막 질문에 답을 하고 나면 금세 눈을 빛낸다. 그리고 끝에 한 마디 한다. "러시아 가고 싶다." "남편! 러시아 여자들 정말 예쁘지 않습니까?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합니다. 젊은 여자 중에는 뚱뚱한 여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정말 그렇습니다. 유전자가 다른 거 같습니다." 유전자에는 우성과 열성이 있을 뿐, 우월함과 열등함이 없다고 배워 알지만, 오늘날의 미적 기준으로 보면, 우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단 여자들, 기럭지가 남다르다. 본인의 키 183cm로 작은 편이 아닌데, 러시아 여자들, 거의 내 눈 높이다. 힐도 높다. 플랫슈즈 아니면 킬힐. 중간이 없다. 몸매는 늘씬하..

여행 합니다 201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