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59

[육아&여행] 12개월~13개월 아이와 함께 제주

휴대용 유모차를 가져갔습니다.(접으면 기내 반입 가능)또는 차 렌트할 때 카시트와 함께 유모차를 빌릴 수 있습니다. 수상한 책방 종달리 수국길 수국 꽃은 거의 졌습니다. 휴대용 침대전에 휴대용 침대 없이 여행 갔을 땐, 아이가 자꾸 기어 재우기 힘들었는데, 침대를 가져가니(짐이 꽤 무겁고 크긴 하지만) 재우기 무척 편했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 무인카페 프롬 더럭 카페 애월 지금이순간 카페 제주도립미술관

커피를 적다

커피가 위 속으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생각은 전쟁터의 기병대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기억은 기습하듯 살아난다. 작중 인물은 즉시 떠오르고 원고지는 잉크로 덮인다. 발자크, 中 집에서 마시는 커피 K군이 커피를 가져왔다. - 집에 갈 때 뭐 사갈까? 요즘은 돌직구로 묻는 편 - 올 때 커피 원두 좀 사와. 그랬더니, 원두 다섯 봉지. 1킬로그램을 가져왔다. 케냐AA 탄자니아 AA 킬리만자로 인도네시아 토라자 코스타리카 따라주 파나마 S.H.B * 원두 1킬로그램. 좋다. 종류별로 마셔보자.* 전에는 회사나 집 근처 카페에 들러 원두를 사오는 편이었는데, 이후 주로 인터넷으로 주문해 마시게 되었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생두를 사면 그보다도 훨씬 더 싸지만, 로스팅까지 하는 수고를 할 자..

생활 합니다 2016.01.30

[빅이슈] 베를린에서 온 편지 no.92 (2014년 9월 15일)

Travel - 낭랑로드베를린에서 온 편지 글 윤진그림 이솔 독일로 유학을 떠난 형은 독일에서의 경험을 알려주기 위해 편지를 보내주었다. 베를린에서 온 편지는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11월과 올해 2월, 7월에 깜짝 선물처럼 날라왔다. 사회과학도인 형은 독일 사회를 유심히 관찰하고 자신이 인상깊게 바라본 것들을 들려주었다. 그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학 교육제도였다. 독일에서는 만18세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한다. 대학교 등록금은 무상이고,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은 정부에서 '바펙'이라는 무이자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쓴다. 44만 명(전체 대학생 가운데 28%)의 학생이 한달 평균 448유로(60만원)를 대출받는데, 졸업 후 절반만 갚으면 된다. 알바 시급은 ..

[빅이슈] 성북동의 고즈넉한 찻집, 수연산방 no.91 (2014년 9월 1일)

Travel - 낭랑로드성북동의 고즈넉한 찻집, 수연산방 글 윤진그림 이솔 서울 성곽 북쪽의 동네, 성북동에는 가보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곳이 여럿 있다. 봄과 가을, 해마다 두 번 전시회를 여는 간송미술관을 찾을 때면 가까이에 있는 길상사, 심우장(만해 한용운이 1933년부터 1944년까지 만년을 보내다 세상을 떠난 곳), 최순우 옛집을 둘러봐야 한다. 그리고 그곳들을 오며 가며, 고요하고 아늑한 수연산방에 들른다. 소설가 상허 이태준의 고택으로 지금은 그의 큰 누님의 외손녀(외종손녀)가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1925년 단편 로 등단해 단편소설 작가로 이름을 알린 이태준은 1933년 김기림, 이효석, 정지용과 함께 구인회의 창립 멤버로 순수 문예운동을 주도했고, 30년대 후반에는 지의 편집을 맡았다..

[빅이슈] 광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 no.90 (2014년 8월 15일)

Travel - 낭랑로드광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글 윤진그림 이솔 세종로(* 지금은 광화문에서 광화문역까지의 세종로와 광화문역에서 서울역까지의 태평로를 합친 2.1킬로미터 구간을 세종대로라 부른다)는 조선시대와 대한민국을 통틀어 가장 넓은 길이다. 쏠 : 얼마길래?윤 : 100미터나 된대.쏠 : 흐아, 넓긴 넓다. 거기에선 도로를 가로질러 100미터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거네. 새로운 왕조가 시작하며 서울에 경복궁을 짓고 광화문 남쪽으로 대로를 조성한 것이 그 시작이다. 길 좌우로 의정부(오늘날 국무회의 역할)와 삼군부(군사 업무 최고 기관), 육조(오늘날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과 같은 역할을 하던 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 등의 주요 관아가 있어 '육조거리'라 불리다 19..

[빅이슈] 동서남북 : 서촌에서 방향을 잃다 - no.89 (2014년 8월 1일)

Travel - 낭랑로드동서남북 : 서촌에서 방향을 잃다 글 윤진그림 이솔 몇 년 전 내가 다니는 회사엔 조직도에는 있지만 실체가 없는 팀이 하나 있었다. '신규사업 TF' 팀이다. 구성원은 임원 한 명. 그나마 기획팀장이 겸임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무일도 벌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회사는 막다른 길에 이른 듯 보였다. 나와 직장동료들은 자조적으로 말하곤 했다. "우리 회사에 미래는 없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이상'이 오감도를 쓴 것은 어쩌면, 그가 통인동에 살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좁은 골목들을 따라 걷다보면 다다르는 막다른 길은 서촌의 특색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서촌'은 왜 서쪽 마을일까? 무엇에 대해 서쪽인 걸까? 조선시대 조정에서 ..

[빅이슈] 이름에 대해 생각하다, 가로수길 - no.87 (2014년 7월 1일)

Travel - 낭랑로드이름에 대해 생각하다, 가로수길 글 윤진그림 이솔 이런 개그가 있다(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각 학교 총학생회장들과의 만남에서 써먹은 적도 있다). 전공별로 생각하는 산토끼의 반대말. 생물학과 '죽은토끼', 지리학과 '바다토끼', '들토끼', 농업경제학과 '집토끼', 화학과 '염기토끼', 경영학과 '판토끼', 국문학과 '끼토산'. 그러면 가로수길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신사동 주민센터에서부터 TBWA코리아까지 이어지는 약 670미터의 길은 80년대 새마을운동 때 심은 은행나무 덕에 '가로수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5년 이 거리로 이사해온 TBWA코리아는 가로수길에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고, 2008년 라는 책을 한 권 발간했다. 광고기획사답게, 서울 각 지역의 인상을..

[빅이슈] 동네 사람을 위한 동네 방배동 - no.86 (2014년 6월 15일)

Travel - 낭랑로드동네 사람을 위한 동네, 방배동 글 윤진그림 이솔 얼마 전 희망가게* 취재를 위해 방배동을 찾았다. 방배동은 처음이었다. 몇 년 전 방배 말고, 배방에 살았던 적은 있다. 아산까지 지하철 1호선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때였다. 배방역 근처, 시골치고는 아파트가 꽤 많이 들어선 동네였다. 어디 사세요? 라는 질문에 배방역 근처에 산다고 하면 사람들은 종종 방배와 착각하고는 좋은 데 사시네요, 라고 했다. 좋습니다. 거긴, 집만 나서면 논이 보이거든요. 언덕길을 따라 올랐다. 아파트보다는 연립주택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동네 구경이라고 해야 특별할 건 없었다. 한적한 주택가를 탐험해 이런 데까지 찾아올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배가 출출했던 우리는 노란 차양이..

[낭랑플라워] 광교 카페 슬로우포크를 장식했습니다.

저희가 제작한 플라워엽서와 액자, 꽃병들이수원 광교에 있는 카페 슬로우포크를 장식했습니다. 하천변에 있는 무척 예쁜 카페였는데요,장식된 걸 보니 무척 마음에 듭니다. 사장님이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다고 하네요. 카페 슬로우포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센트럴파크로 광교카페거리에 위치한 카페 슬로우포크입니다.슬로우포크의 의미는 "게으른, 느린, 굼뱅이"라는 뜻입니다. 바쁜 일상속에서 벗어나, 카페 슬로우포크에서는 조금 천천히 삷을 돌아보고 여유를 갖기를 희망합니다.카페 슬로우포크에서는 6종의 원두를 블랜딩한 특별한 더치커피와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수제 브라우니를 맛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 http://hoyakdh.wix.com/slowpoke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

[빅이슈] 시간을 전시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no.82 (2014년 4월 15일)

Travel - 낭랑로드시간을 전시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글 윤진그림 이솔 시간을 전시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969년 경복궁 소전시관에서 처음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1973년부터 덕수궁 석조전을 개조해 사용했다. 제대로 된 국립미술관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짓기로 한 것은 1980년이었다. 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되고 부지를 물색했다. 서초동의 정보사령부 자리가 미술관 부지로 적당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그 후로도 30년 넘게 자리를 지킨 정보사령부는 올해말 안양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에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한 미술관은 과천의 청계산 자락에 지어졌다. 1994년 대공원역이 들어섰지만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심리적으로는 더욱 멀었다. 시민들을 외..

이탈리아 산책. 동네 까페

집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카페(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켰다. 들고 가겠다고 했으나 알아듣지 못했다. 시간이 없었다.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쏠이 단숨에 들이켰다. (원샷) 가게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에스프레소 잔에 우유를 부어 라떼를 만들어주었다. 우리가 나가려는 기색을 보이자 아저씨가 남은 커피를 보더니, 투명한 플라스틱 컵을 가리키며 carry? 라고 묻는다. (그래 그걸 원했다고!)

이탈리아 산책. 마르타의 집

이름만 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는 전혀 무관한 공항을 떠나 테르미니 역으로 갔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Giulio agricola 역 근처에 있는 B&B(Bed&Breakfast의 약자로, 민박 개념의 숙소)를 찾아갔다. 집은 역에서 멀지 않았지만 찾지 못해 해맸다. 처음 찾아갔던 곳이 맞았다. 그런데 '마르타Marta' 이름을 찾지 못해 길 건너 건물을 뒤지고, 또 그 옆 건물들을 뒤지다 두 번이나 길을 묻고(그들도 틀렸다!) 겨우 돌아왔다. 초인종 옆에 붙은 이름들을 들여다보니, 그제야 '마르타'의 이름이 보였다. 로마 역 밤 11시, 우리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잠을 자고 있을 것만 같은 불길한 마음을 누르며(여기가 맞을까 하는 걱정도 남아 있었다), 벨을 눌렀다. 다행히 마르타가 문을 열어주..

이탈리아 산책. 로마로 가는 비행기

[낭랑로드] 이탈리아 산책- 로마로 가는 비행기 - 글 윤울그림 이솔 로마로 가는 비행기, 내 옆 좌석에 한 남자가 앉았다. (고도 비만이었다) 그의 부푼 몸이 내게 닿을 것만 같았다. 그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의자를 뒤로 젖히고 남들 허벅지만한 발을, 아니 팔을 왼쪽과 오른쪽 팔걸이에 하나씩 툭, 툭 걸더니 이내 시끄럽게 코를 골며 잠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내 고막을 잠시 마비시키고 싶었다. 중국 사람 같았는데, 책꽂이에는 한국 신문이 꽂혀 있었다. 그렇지만 정말 한국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빵이 나오자 잠깐 깬 그는 쩝쩝거리는 소리를 내며 허겁지겁 빵을 먹어 치웠다. 다 먹어치우고나자 의자 깊숙이 등을 묻더니, 다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뒷좌석에서도 나의 청각 세포를 괴롭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탈리아 산책. 프롤로그

[낭랑로드] 이탈리아 산책- 프롤로그 - 글 윤울그림 이솔 비행기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다.지난해, 론리플래닛에 보낸 독자사진이 운 좋게 꼽혀 매거진에 실렸다(2013년 9월호 참조). 론리플래닛에서 사은품으로 디스커버리 시리즈 중, 두 권을 보내준다고 했다. 그때 태국편과 이탈리아편을 받았다. 태국 책은 연초에 태국에 가는 형에게 주었다. 그보다 먼저 나는 형에게 미얀마 책을 빌렸는데, 돌려주지 못했다. 잃어버린 거였다. 그것도 미얀마로 가는 비행기에서! 베트남 항공에서 내려 환승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항공사 직원에게 책을 찾아 달라고 했지만, 분명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하는 책을 찾지 못했다. 유독 비행기에 두고 내린 물건은 잘 돌아오지 않았다. 몇 년 전 일본에 갔다 돌아오..

[빅이슈] 슬라이딩 도어즈, 서울역 - no.76 (2014년 1월 15일)

Travel- 낭랑로드슬라이딩 도어즈, 서울역 글 윤진그림 이솔 * : 지하철을 타느냐, 타지 못하느냐로 달라진 인생을 그리는 기네스 팰트로 주연의 영화 경부선, 경의선, KTX,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인천국제공항철도, 역사 앞 버스환승센터까지, 수많은 육상 교통 수단의 기점이자 종점인 서울역.몇 년 전 서울과 충남 아산을 오가던 때가 있었다. 일요일 저녁 8시, 서울역을 출발해 천안아산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가는 길이었다. 출발이 조금 늦었고, 바로 앞에서 2호선 지하철을 놓쳤다. 시작이 좋지 않았다. 시청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할 때도 서둘렀지만 내 앞에서 스크린도어가 닫혔다. 다음 지하철은 3정거장이나 뒤에 있었다. 머릿속엔 온통 탈 수 있을까? 탈 수 없을까? 하는 생각 뿐이었..

빅이슈 81호

'값비싼 우주선의 불시착' 이 건물을 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주선을 생각하는 거 같다. 기사 곳곳에서 이 건물을 '우주선'에 빗댄 글들을 많이 보았다. 무한도전 외계인 특집도 이곳, DDP에서 찍었다. 5,000억원. '값비싼'이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 우주선이라 한다면 5천억원은 아주 싼 돈일지도 모른다. DDP는 문을 열었고, 간송의 소장품들도 전시되고 있다. 한 번은 가봐야 할 터이다.

[빅이슈] 무계획 달밤 산책, 경리단길 - no.73(2013년 12월 1일)

Travel - 낭랑로드무계획 달밤 산책, 경리단길 글 윤진그림 이솔 요즘 여기저기에서 '핫플레이스'로 소개되곤 하는 경리단길. 길의 이름은 그 시작점에 있는 육군중앙경리단에서 유래했다. 시간이 흘러 육군중앙경리단은 국군재정관리단으로 이름이 바뀌고, 길의 정식 도로명은,'회나무로'로 정해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 길을 경리단길이라 부른다. 그랜드 하야트 호텔이 있는 경리단길 위쪽은 교통이 불편해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브런치를 즐기러 나온 인근 고급 주택가의 사모들을 비롯해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녹사평역에서 가까운 경리단길 아래쪽은 '리틀 이태원'이라 불릴만큼, 이태원을 닮았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많아지며, 그들을 상대하는 특색있는 음식점과 카페, 술집, 빵집이 하나, 둘 들..

[빅이슈] 북촌, 망각의 도시에 남겨진 조각난 기억 - no.70(2013년 10월 15일)

Travel - 낭랑로드북촌, 망각의 도시에 남겨진 조각난 기억 글 윤진(재능기부)그림 이솔(재능기부) 서울에 남아있는 한옥은 드물다.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서울만큼 유래 깊은 도시는 드물지만, 서울만큼 기억을 잃은 도시도 드물다. 기억상실증을 앓는 환자처럼 서울은 지난 기억을 잃어 버렸다. 하늘을 자르는 스카이라인과 잿빛 안개에 휩싸인 도시, 서울은 릴케가 읊었던 '고향도 어머니도 없는'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육백년의 도읍지, 서울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파편처럼 남겨진 기억과 마주한다. 궁궐과 4대문 같은 건축물과, 근대 건축, 1만 3천호 남아있는 한옥이다. 서울에 있는 340만호의 주택 가운데 0.4%도 되지 않은 한옥은 옛 한양의 정취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게 한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북촌에는..

[서울산책] 박노수 미술관 (2013년 9월 개장)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지난 주말은 평일처럼 쉼없이 달린 기분입니다. 토요일에 경복궁 서쪽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일명 서촌이라 불리는 곳이죠) 이달 11일에 박노수 화백의 가옥을 미술관으로 개장했습니다. 개장한지 며칠되지 않았고, 저도 그날 서촌에 살고 있는 아는 형에게 듣고서야 알았는데,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일제 시대에 지어진 집의 건축 양식이 독특해 가옥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간송미술관을 지은 박길륭 건축가의 솜씨라고 합니다. 비슷한 시대, 같은 건축가의 건물이라 그런지, 비슷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마당에는 수석이 가득합니다. 집이 좁게 느껴질 정도로 빽빽한 느낌입니다. 박노수 화백의 작품 1000점 가운데 26점을 전시하고 있고, 12월 25일까지 개관 무료 전시라고..

여행 합니다 2013.09.16

[샘스케치 #25] 도스또예프스끼2

[샘스케치 #25] 도스또예프스끼② 도스또예프스끼는 모스크바에서 태어났고뻬쩨르부르그에서 죽었다.그는 도시의 작가였다. 가려진 도시의 시야처럼 그의 시야는 협소했지만심도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다. 병적일 정도로. 나는 을 읽으며 압도되었다. 이런 책은 없었다.샘은, 작가가 사람 죽인 적 있는거 아니냐고,사람 한 번 죽여보지 않고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냐며 몸소리쳤다.차마 하권을 집을 수가 없다 했다.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9.12

[샘스케치 #24] 도스또예프스끼1

[샘스케치 #24] 도스또예프스끼① 찌는 듯이 무더운 7월 초의 어느 날 해질 무렵, S골목의 하숙집에서 살고 있던 한 청년이 자신의 작은 방에서 거리로 나와, 왠지 망설이는 듯한 모습으로 K다리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죄와 벌의 첫 대목이다. 청년의 이름은 '라스꼴리니꼬프' 그의 작은 방, 그가 걸었을 거리,K다리의 풍경이 그려진다. 라스꼴리니꼬프가 살았던 하숙집의 문은 닫혀있었다.*건물 벽 한 켠에 있는 작가의 조각상을 볼 수 있을 뿐이었다. 1) 소설 속 하숙집의 배경이 되었던 집이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9.11

[샘스케치 #23] 자동 피아노

[샘스케치 #23] 자동 피아노 넵스키 대로의 카페* 한 가운데엔 자동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피아노 몸체 안의 기계적인 장치가 피아노 건반을 눌러드뷔시, 쇼팽과 같은 작곡가들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해냈다. 1902년 문을 열며 들여놓은 듯한 자동 피아노는라디오와 축음기에 그 자리를 내주기 전처럼여전히 카페에서 유일하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저 연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너무 완벽하고 늘 똑같이 연주해서 싫습니다.""완벽하게 연주하는 건 별로인가요?""네, 불완전함 속에 인간적인 영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날, 불안전한 '윤'의 모습에 화를 냈던 '샘'은이 대화 후 스스로 반성했다는 후문. 그리고 '영악한 놈'이라며 '윤'을 또 다시 추궁했다는 두번째 후문. 1) Eliseyev Emp..

여행 합니다 2013.09.02

[샘스케치 #22]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2

[샘스케치 #22]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② 식당 겸 카페 겸 바인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는분위기를 내는 노란 전구색 등이테이블 위에 하나씩 놓여 있고 카페 중앙엔 노랑 전구가 빛나는조그만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었다. 테플로나 줌카페처럼가이드북, 론리플래닛에 실려 있진 않았지만늘 많은 사람들이 클린 플레이트소아이어티를 찾았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9.01

[샘스케치 #21]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

[샘스케치 #21] 클린 플레이트 소사이어티 '깨끗한 접시 사회'라는 특이한 영문 이름의 식당은호스텔에서 나누어준 맵*에 나온 식당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식당이었다.호스텔과 상당히 흡사한 깔끔한 북유럽식 인테리어가 눈에 띄어같은 주인, 아니면 같은 인테리어 업체를 쓴 것 같았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맛은 괜찮았다.그리고, 접시는 깨끗했다. 1)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식당이다. 맵에는 다음과 같은 정보가 들어 있었다.Gorokhovaya 13(주소), opening hours 12:00~02:00, well designed restaurant/bar, avg bill 650 rub(잘 디자인된 식당/바, 평균 650루블)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9.01

[샘스케치 #19] 여행 동반자

[샘스케치 #19] 여행 동반자 사실인지 모르겠지만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맨체스터에서 런던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 무엇인지 공모했다고 한다.일반인부터 유명 과학자까지 다양한 방안을 응모했다.비행기, 헬리콥터, 기차, 오토바이 등 다양한 수단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1위로 선정된 답변은 아주 뜻밖이었다."좋은 친구와 함께 간다." *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7

[샘스케치 #18] 고상지 트리오

[샘스케치 #18] 고상지 트리오 저는 국내 유일의 반도네온 연주가가 아니라흔하디 흔한 연주자입니다. 제천 의림지의 밤*늦은 야외 공연을 마친 고상지씨가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며 퇴장했다. 국내 유일은 아니지만흔하디 흔하지도 않다. 반도네온(고상지)은 애벌레처럼 주름관을 꿈틀거리며 격정적인 소리를 냈고바이올린(윤종수)은 보면대도 없이 그야말로 집시 스타일로 활을 켰고피아노(최문석)는 음의 빈자리를 채우듯 든든했다.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3년 8월 15일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1

[샘스케치 #17] 붉은 러시아12

[샘스케치 #17] 붉은 러시아⑫ 에르미따주에는 1050개~1057개의 방과 117개~120개의 계단이 있다 한다.누가 셌는지 모르지만, 정말 노력은 가상하지만,안타깝게도,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다시 세야 한다. 에르미따주에서는 마치 계단도 구경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올라갈 때 한 번, 내려올 때 한 번 이용할 뿐이지만 화려한 계단은 전시실만큼이나 기억에 남는다. 계단은 웅장하다. 양쪽으로 열주가 놓여있고,천장에서부터 길게 내려온 화려한 샹들리에가 머리 위를 밝힌다. 사람들은 귀족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카펫위를 걷는다. 샘 그리고, 윤 쓰다.

여행 합니다 201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