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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산책. 프롤로그

윤진 2014. 6. 8. 22:36


[낭랑로드] 이탈리아 산책

- 프롤로그 -


윤울

그림 이솔




비행기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다.

지난해, 론리플래닛에 보낸 독자사진이 운 좋게 꼽혀 매거진에 실렸다(2013년 9월호 참조). 론리플래닛에서 사은품으로 디스커버리 시리즈 중, 두 권을 보내준다고 했다. 그때 태국편이탈리아편을 받았다.


태국 책은 연초에 태국에 가는 형에게 주었다. 그보다 먼저 나는 형에게 미얀마 책을 빌렸는데, 돌려주지 못했다. 잃어버린 거였다. 그것도 미얀마로 가는 비행기에서! 베트남 항공에서 내려 환승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항공사 직원에게 책을 찾아 달라고 했지만, 분명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하는 책을 찾지 못했다. 유독 비행기에 두고 내린 물건은 잘 돌아오지 않았다.


몇 년 전 일본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여행 기록을 쓴 수첩을 두고 내렸다. 아시아나 항공이었는데, 찾지 못했다. 미얀마에 갈 땐 가이드북을 잃어버렸고, 이탈리아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하나 두고내렸다. 여행 내내 잘 쓰던 모자였다. 입국 수속을 밟던 순간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대합실로 나가자마자 분실센터를 찾아가 물건을 두고 내렸다고 했다. 전화를 하던 직원은 내가 조금 전 내린 비행기에서 모자를 하나 찾았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찾아온 모자를 보니 이런, 내 모자가 아니었다.



내 물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