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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스케치 #7] 붉은 러시아 5

윤진 2013. 8. 7. 00:19



[샘스케치 #7] 붉은 러시아⑤


패전을 추억하는 나라는 없지만 러시아의 승전 기념은 유별나다.

아이스크림 콘 또는 양파를 얹어 놓은 듯한 성 바실리 성당은 

러시아가 까잔 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560년 지어졌다.


전쟁과 종교는 어울리는 커플은 아니지만

승전을 기념하여 성당을 짓는 일은 러시아에서 낯설지 않다.

모스크바에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또한 알렉산드로 1세가

프랑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물리친 일을 기념하여 지어졌다.


나와 샘은 성 바실리 성당을 보기 위해 붉은 광장에 갔다.

그러나 광장은 또 다른 승전 기념행사를 준비하느라 입장이 통제됐다.

5월 9일, 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한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승전기념일은 러시아 최대의 기념일이었다.


무엇이 그토록 이들을, 승리에 매달리게 한 걸까.

그것은 2400만명*의 목숨이 가진 무게 때문일지도 몰랐다.

희생만큼이나, 그들에게는 전쟁에서의 승리가 간절하였을 것이다.




1)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잃은 군인과 민간인의 숫자이다. 러시아는 전쟁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샘 그리고, 윤 쓰다.